‘사모펀드’ 사라지고 ‘4년형’만…“입시 혐의 애당초 수사 말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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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킹 건’이라며 100여곳 압수수색하더니…검찰 칼춤에 법원 장단
“중요한 것은 이번 재판과정에서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진행했다는 점이 분명하게 드러났다는 점입니다. 애초 검찰은 ‘조국펀드’ ‘권력형 비리’ 운운하며 사모펀드 사건에 집중했습니다. 그러나 사모펀드 관련 혐의에 대해 법원이 실질적으로 무죄 판단을 내렸습니다. 검찰이 유죄를 확정해놓고 죄가 나올 때까지 수사하고 무리하게 기소한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사기에 충분합니다.
또한 12.12 군사반란 사건에 투입된 검사보다 훨씬 많은 검사를 투입해, 70여회의 압수수색을 진행했다는 점에 비춰봐도 초라하기 그지없는 결과입니다. 검찰의 마녀사냥식 무리한 수사에 대해 책임을 묻고, 검찰개혁을 중단 없이 추진해야 합니다.”
▲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해 12월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열린캠프 수석대변인인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내놓은 페이스북 논평이다. 이날 ‘정경심 항소심’ 재판부가 1심의 징역 4년 판단을 유지한 데 대해(☞관련기사 : 정경심 항소심...‘증인 출석’ 동양대 전 직원들 “재판장 이해 안가”) 박 대변인은 “상고심에서 억울한 부분이 잘 소명되기를 바랍니다”라며 위와 같이 전했다.
이처럼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주자들은 이날 입을 모아 검찰과 사법부를 비토했다. 이낙연 전 총리는 SNS에 “대통령의 인사권에 저항한 검사 한 사람의 독단과 검찰조직의 오만이 한 가정을 파괴하고 국가의 역량을 심각하게 소진한다”며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조 전 장관의 결정을 지지한다. 괴로운 시간을 견디시는 조 전 장관과 함께 하겠다”고 전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 역시 SNS에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하루종일 먹먹함과 비통함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제야 마음을 전합니다. 무엇보다 정경심 교수와 조국 전 장관, 그리고 가족분들에게 위로를 보냅니다. 생각할수록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판결입니다.
애초에 혐의를 단정했던 사모펀드 건은 모두 무죄가 되었고 별건 수사로 드잡이했던 건들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특수통 검사들의 낡은 수사기법에 불과한 먼지털이식 별건 수사의 희생양이 된 것은 아닌지 답답합니다.”
▲ <이미지 출처=연합뉴스TV 화면 캡처>
엇갈린 반응 속 판사 출신 변호사의 한 발 나아간 해석
반면 국민의힘은 고려대와 부산대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 씨의 입학을 취소할 것을 촉구하며 공세에 나섰다. 신인규 상근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조 전 장관을 향해 “겸손하게 입시 비리를 시인하고 위선적 태도에 상처받은 수많은 청년에게 석고대죄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윤석열 검찰’의 ‘조국 일가족 수사’ 당시 보수야당을 이끌었던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12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저는 조국의 ‘내로남불’을 응징하기 위해 2년 전 광화문 광장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꿈쩍도 않던 문재인정권은 조국을 민심에 내어놓았습니다”라며 법원 판결을 환영하는 한편 조 전 장관을 향해 이런 조언(?)을 건넸다.
“조국씨는 남의 자식은 ‘가재·붕어·개구리’로 살면서도 ‘정신승리’로 행복 최면을 스스로 걸라고 강요했습니다. 반면 자신의 자식에는 온간 불법을 동원해 최고의 스펙을 만들어 줬습니다. 조국씨의 딸은 부모의 잘못을 교훈삼아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길 기대합니다.
사회와 국민을 탓하며 더 이상 인생을 허비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낭비하긴 인생이 너무 값집니다. 재판 결과에 낙심이 크겠지만, 아직 인생은 길고 스스로 개척하는 길에 진정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부모의 마음으로 진심으로 조언합니다.”
이런 가운데, 판사 출신 서기호 변호사가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에 정면으로 반기를 드는 해석을 내놔 눈길을 끈다. 11일 KBS라디오 <주진우의 라이브>에 출연한 서 변호사는 2심 판결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이런 해석을 내놨다.
“형량도 문제지만 가장 근본적으로는 이 표창장 위조 부분에 대해서 항소심에서 별도로 포렌식을 해서 여러 가지 증거들이 나왔고 검찰에서 제출한 증거들이 조작된 부분도 많이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들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이렇게 보도자료에는 썼더라고요.
그러면서 그대로 표창장 위조를 유죄로 인정한 부분, 이 부분도 굉장히 심각한 문제고요. 특히나 포렌식 전문가의 증언을 증인 심문을 해 보지도 않고서, 그런 전문가의 증언도 들어보지도 않고서 판사가 본인의 생각으로 그렇게 유죄를 선고한 것은 굉장히 잘못됐다고 생각이 됩니다.”
이와 관련,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변호인 측이 자체적인 포렌식 결과를 근거로 강사휴게실 PC의 사용 위치 및 표창장의 구체적 작성 방법과 과정을 다투는 주장은 위와 같은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의 표창장 위조 사실을 인정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없는 것들이므로 따로 판단하지 않음”이라고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항소심 판결문 중 일부 내용 <이미지 출처=허재현 리포액트 기자 페이스북>
서 변호사의 판단은 달랐다. ‘표창장 위조’가 무죄라면 입시부정 혐의 관련 여죄에 해당하는 업무방해 혐의 역시 무죄로 해석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설명이었다.
“표창장 위조도 무죄가 돼야 하고요. 그다음에 업무방해도 표창장이나 그런 인턴십 확인서 같은 건 의학전문대학원 입시하고 전혀 관계없는 그런 서류들이기 때문에 그것이 입학사정 업무를 담당하는 분들에게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거기서 인과관계를 인정해서 업무방해를 인정했기 때문에 그 자체도 사실은 업무방해도 무죄입니다.”
잊지 말아야 할 사건의 본질
항소심 재판부가 사모펀드 관련 혐의에 대해 일부 무죄를 선고한 것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한 쪽에선 조범동씨 대법원 판결을 포함해 사모펀드 관련 혐의는 전부 무죄로 판단됐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쪽에선 일부 자본시장법 위반 및 금융실명번 위반 혐의에 대한 유죄를 근거로 정반대의 주장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서 변호사는 “권력형 비리다 이 부분에서 출발을 했는데 그게 사모펀드 관련된 건 다 1심, 2심 무죄가 났지 않았습니까?”라고 반문한 뒤 한발 더 나아간 해석을 제시했다. 애초 입시 관련 혐의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었다.
“그리고 미공개 중요 정보 이용 부분도 지금 가장 큰 덩어리인 10만 주가 2억 2,000만 원입니다. 그게 미실현 이익이. 그 부분이 무죄가 되면서 나머지 장내매수한 부분은 1,600만 원짜리 그리고 심지어 두 번 2018년 2월과 10월에 했던 건 아예 주가가 떨어져서 이득이 없었습니다. 그런 것까지도 유죄로 선고해 버렸는데 이런 부분을 다 기본적으로 무죄라고 보면 애당초에 이 사건은 입시 부분이 수사가 되지 말았어야 할 사건이었던 것이죠.”
▲ 검찰은 2019년 8월27일~9월27일 사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택을 포함해 70여곳 이상을 압수수색했다. 이후에도 압수수색이 계속돼 100여곳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 출처=MBC 'PD수첩' 화면 캡처>
맞다. 출발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애초 법무부장관 임명을 둘러싼 검증 국면에서 불거진 것이 조민씨의 ‘논문 제1저자’ 논란이었다. 정치적으로 책임질 사안을 ‘동양대 표창장 위조’ 사건으로 몰아간 것이 바로 ‘윤석열 검찰’이었다.
처음 사모펀드 사건이 ‘스모킹 건’이라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검찰이 전례 없는 압수수색을 통해 10년 전 대학 입시 문제를 사건화하며 조 전 장관 임명을 저지하려던 것이 사건의 본질이라 할 수 있었다.
이제 그 본질은 온 데 간 데 없고 ‘징역 4년 판결’만이 남았다. 재판부가, 사법부가 무수한 증거와 증언을 배척하면서까지 ‘판사 사찰’ 혐의까지 불거진 ‘윤석열 검찰’의 손을 들어준 것 뿐이다. 그리고 유례없는 ‘정치적 중립 훼손’의 아이콘이 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대권도전을 선언했다. 어떤가. 이 재판에 어디 공정이 있고, 사법정의가 존재하는가. 검찰의 칼춤에 법원이 장단을 맞춰준 것으로 보이지 않은가.
하성태 기자
[출처: 고발뉴스닷컴] http://www.goba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2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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