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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겨레 오세훈 시장 비판했더니 서울시 광고 중단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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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시민단체 ATM" 검증 보도 직후 서울시 중단 통보
서울시 "입장 밝힐 수 없어"…광고로 언론재갈 시도하나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서울시가 오세훈 서울시장 발언을 검증한 한겨레 보도 당일 한겨레에 광고 중단을 통보해 논란이다. 서울시 대변인은 해당 기사를 쓴 한겨레 출입기자에 “현재 내부 분위기상 광고나 협력사업을 지속할 수 없다”고 전해, 시의 광고를 통한 언론 압박이란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겨레 광고국에 따르면 서울시는 28일 오전 한겨레 광고국 측 담당자에게 '다음달 예정된 광고를 모두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서울시는 다음달 한겨레 본지 지면과 주간섹션지 '서울&'을 통해 총 5000만원의 광고비를 집행할 예정이었다.

서울시 대변인은 한겨레 출입기자를 통해서도 이 사실을 확인했다. 서울시 출입 김양진 한겨레 기자는 “어제(28일) 오전 11시30분께 서울시가 광고국에 중단을 통보했다는 얘길 데스크로부터 전해 들었다. 대변인에 전화해 사실인지 물으니 '내부 분위기상 현재 상황에서 한겨레에 광고와 협력사업 이런 걸 지속하기는 어렵다'고 반복했다”며 “광고를 중단한다는 뜻이냐고 직접 물으니 그렇다고 했다”고 했다.

▲28일 한겨레 전국 12면

통보는 한겨레가 당일 새벽 온라인과 지면을 통해 '“시 곳간이 시민단체 ATM”이라더니…근거 못대는 서울시' 기사를 보도한 직후 이뤄졌다. 김양진·이승욱 기자는 에서 서울시 민관협치를 비난해온 오 시장 주장을 검증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 곳간은 시민단체 전용 ATM(현금인출기)”였다며 “지난 10년간 민간보조·위탁금으로 시민단체에 지원된 총금액이 무려 1조원 가까이”라고 주장해왔는데, 시가 제출한 뒷받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민간위탁·보조금의 6%에 그치는 데다 시가 특정 12개 분야를 문제로 본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 기자는 통화에서 “대변인이 말한 '분위기'랄 만한 것이 기존에 전혀 없었다”며 “그 전에도 오 시장을 비판하는 기사를 썼는데, 이번 기사에는 '거짓말 수준'이란 단어도 들어갔다. 대변인은 마땅한 이유 없이 '분위기상'이라 하고, 광고뿐 아니라 협력사업도 안 하겠다니 보도 때문이라고 여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 기자에 따르면 다른 서울시 관계자도 김 기자에게 '비판 기사를 썼다고 이러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귀띔했다고 한다.

▲사진=연합뉴스

김 기자는 “(비판)기사를 쓸 때마다 언론과에서 '살살해달라'고 얘기해왔지만, 한 기관에서 이렇게 손바닥 뒤집듯 의사결정을 할 줄 몰랐다”며 “이런 기사가 있어야 시도 잘못된 게 무엇인지 스스로 점검할 기회가 되지 않나. 언론사는 광고와 관계 없이 감시와 견제 기능을 하는 것인데, 언론사를 얼마나 우습게 아는가, 광고비가 오 시장의 돈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한겨레 데스크인 이순혁 전국부장도 “지금이 어느 시대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다. 서울시에 관한 어느 기사이든 반박과 해명을 꼭 듣고자 했는데, 취재할 때에는 협조가 어렵다 보도 뒤에 이렇게 나오니 유감”이라고 했다. 이 부장은 “향후 한겨레 기사가 기조가 달라질 일은 없다. 잘하면 잘 했다고, 잘못엔 잘못했다고 밝히고 반론을 충분히 반영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 측은 한겨레 광고 중단과 관련해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이창근 서울시 대변인은 통화에서 광고 중단이 오 시장 비판보도와 관련 있는지 묻는 질문에 “답변하기 적절치 않다는 것이 공식 답변”이라고 했다. 광고비 집행 부서인 서울시 시민소통기획관실 관계자는 “들어본 적 없는 얘기”며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오 시장은 광고 중단 결정에 관여했는지를 묻는 문자메시지와 전화에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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