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있어요?"... '선거법 위반' 최재형 측, 이번엔 거짓해명 정황
컨텐츠 정보
- 5,920 조회
본문
[전체 영상 확인] 대구 서문시장 도착하자마자 먼저 적극적으로 마이크 찾아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765654
▲ 최재형, 대구 서문시장에서 두차례 마이크 연설 국민의힘 최재형 대선예비후보가 지난 6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시장 입구에서 두차례 마이크를 잡고 지지를 호소했다. (위 사진) 첫번째 마이크 연설을 위해 캠프 상황실장인 김영우 전 의원이 마이크를 건네고 있다. (아래 사진) 두번째 마이크 연설을 위해 캠프 전략총괄본부장인 박대출 의원이 마이크를 건네고 있다.ⓒ 우파삼촌TV 화면
대구 서문시장에서 마이크를 사용한 연설로 선거법 위반 지적을 받고 있는 최재형 국민의힘 예비후보(전 감사원장) 측이 이번에는 당시 상황에 대해 거짓 해명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
9일 선거법 위반을 지적하는 <오마이뉴스> 보도가 나가자 최 후보 측은 마이크를 사용한 연설은 인정하면서도 '누군가 건넨 마이크를 사용해 우발적으로' 사용하게 됐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가 당시 상황이 찍힌 영상을 확인한 결과 최 후보 측에서 적극적으로 마이크를 찾은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기사: [단독] 최재형, 대구서 선거법 위반... 마이크 들고 "정권교체" 유세)
6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에서 일어난 일
"여기 마이크 있어요?"
"마이크 있습니다."
지난 6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 앞. 최재형 예비후보와 김영우 전 의원 등 일행이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최 후보 측 '열린 캠프' 상황실장을 맡고 있는 김 전 의원은 뭔가를 쥐는 듯한 손모양까지 해보이며 "마이크가 있느냐"고 물었다.
화면에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마이크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마이크로 전체적으로 인사하겠다"라는 안내 후 "마이크 주시라"는 외침이 반복된다.
흰 티셔츠를 입고 검은 마스크를 한 남자의 손에서 마이크 하나가 등장한다. 마이크를 먼저 받아든 김 전 의원은 "아, 아" 하고 테스트를 한 뒤 "자, 우리 20대 대통령 예비후보, 최재형 후보 오셨다"라고 최 예비후보를 소개했다. 막상 최 예비후보가 마이크를 쥔 뒤 소리가 나오지 않자, 흰 티셔츠를 입은 남성이 마이크를 고쳐준 뒤 다시 넘겨줬다.
최 후보가 인사를 마치자, 이 마이크는 다시 김영우 전 의원의 손을 거쳐서 흰 티셔츠 남성에게로 돌아간다. 이 남성은 전략총괄본부장을 맡은 박대출 의원과 함께 작은 캐리어를 들고 자리를 옮겼다.
잠시 후, 박대출 의원이 마이크에 대고 "상인회쪽으로 이동하겠다"면서 최 후보를 안내한다. 박대출 의원에게 마이크를 건네받은 최 후보는 한 번 더 마이크를 쥐고 서문시장 상인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이상은 유튜브 채널 <우파삼촌tv>가 영상으로 기록한 최 후보의 대구 서문시장 방문 현장이다. (☞ 전체 영상 보기 : 문제가 되고 있는 대구 서문시장 마이크 연설 장면은 3시간 17분경부터 시작)
지지자가 건네서 마이크 받았다?... 먼저 묻고 적극 요구
공직선거법 제59조는 "선거운동은 선거기간 개시일부터 선거일 전일까지에 한하여 할 수 있다"면서 예외 상황을 규정하고 있다. 예외 중 하나가 "확성장치를 사용하거나 옥외집회에서 다중을 대상을 하는 경우"를 제외한, 말로 선거운동을 하는 경우다. 선거기간이 아니더라도 한 사람 한 사람에 말로 하는 선거운동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 예비후보가 서문시장에서 마이크를 써서 지지를 호소한 것은 선거운동 기간이 아닌 때에 '확성장치'를 사용해 옥외에서 다중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므로,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크다.
최 후보 측 선대위는 <오마이뉴스> 보도가 나가자 9일 "간담회장으로 가던 길목인 시장 입구를 지나갈 즈음 이미 응원 나온 분들이 있었고, 이분들 중 누군가가 건네준 마이크를 사용해 인사를 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요약 정리하면 마이크를 캠프 측에서 사전에 요청하거나 준비한 게 아니라, 먼저 자리해 있던 지지자 중 한 명이 건네 우발적으로 사용했다는 취지다(관련 기사: 최재형 측 "마이크 건네져 인사한 것... 앞으로 유의").
하지만 현장 영상을 보면 최재형 캠프 측의 해명과 차이가 크다. 영상에 따르면 선대위 상황실장인 김영우 전 의원이 먼저 "마이크가 있느냐"고 찾으면서 "전체적으로 인사하겠다"라며 "마이크 주세요"라고 먼저 요구했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마이크가 금세 등장했다. 마이크가 잘 작동하는지 시험하고 "우리 20대 대통령 예비후보 최재형 후보 오셨습니다 여러분~"이라면서 다중을 향해 마이크를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지난 6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시장 입구에서 마이크를 잡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
ⓒ 조정훈 | 관련사진보기 |
선대위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 김영우 전 의원이나 박대출 의원이 선대위가 해명한 '응원 나온 분들'에 해당하진 않는다는 것은 상식이다. 각각 3선의 정치 경력을 갖고 있는 두 전·현직 국회의원이 최재형 후보에게 직접 마이크를 건넨 상황을 감안하면 선거법 위반 소지를 몰랐다고 하기도 어렵다.
대구 서문시장 상인회는 "마이크와 앰프는 상인회가 준비한 게 아니다"라고 10일 <오마이뉴스>에 밝혔다.
상인회가 아닌 현장의 지지자가 캠프와의 조율 없이 '우연히' 미리 마이크 등을 준비했다가 건넸을 수도 있다. 그러나 최 후보 측이 적극적으로 먼저 나서서 마이크 사용을 요구했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최재형 후보 스스로 마이크를 잡고 한 말도 인사에 그치지 않았다. "지지해달라"는 호소가 분명하다. 최재형 후보는 지난 2012년 대전지방법원장 시절 대전선거관리위원장도 맡았던 경험이 있다.
지난 4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저는 다른 어떤 사람보다 법치를 회복하고, 국정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라고 했던 최재형 후보의 선대위가 대구 서문시장 선거법 위반 소지에 대해 거짓 해명을 내놓은 정황이다.
영상으로 확인되는 당시 전체 상황은 다음과 같다.
김영우 : "여기 마이크 있어요?"
주변인 : "마이크 있습니다."
(사인 받는 청년 사인 해주고, 서문시장 상인회 관계자들과 인사)
김영우 : "코로나 상황 때문에...."
김영우 : "마이크로 전체적으로 인사할게요."
주변 : "마이크." "마이크."
김영우 : "(마이크를 건네받아) 아, 아. 자, 우리 20대 대통령 예비후보 최재형 후보 오셨습니다 여러분~(한 손 들고)"
주변 : "와아!" (박수) "최재형! 최재형!"
최재형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주변 : "최재형!" "마이크 안 된다."
(마이크 안 나옴. 최재형 마이크 살펴보고, 김영우가 받아서)
김영우 : "아." (마이크 살펴보고, 다른 사람이 다른 마이크 꺼내서 바꿔 줌) "아, 아" (김영우가 최재형에게 마이크 건네 줌)
최재형 :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선거 예비후보 최재형 여러분께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반갑습니다."
주변 : (박수)
최재형 : "여러분 이 정권 하에서 너무 힘드시죠!"
주변 : "예!"
최재형 : "정권 교체 최재형이 반드시 이뤄내겠습니다."
주변 : "예!"
최재형 : "여러분 믿어주십쇼. 여러분 밀어주실 거죠?"
주변 : "예!"
최재형 : "감사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제가 여기서만 인사드리고 여러분들 직접 일하시는 가게까지 찾아가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여러분 양해해주시고 정권교체 반드시 이뤄주십쇼."
주변 : "최재형! 최재형! 최재형! 최재형!"
(1분여 뒤 최재형 후보 일행, 상인회 방향으로 이동한 상황에서 박대출 의원이 마이크를 받아 최재형 후보에 전달한다)
최재형 : (마이크를 잡고)"서문시장..."
주변 : "마이크."
최재형 : "대구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주변 : "예!"
최재형 :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최재형 여러분께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주변 : (박수)
최재형 : "여러분 이 정권 하에서 너무 힘드시죠. 저 최재형 여러분과 함께 정권 교체 반드시 이뤄내겠습니다.(팔뚝을 휘두르며) 여러분 믿어주시고, 밀어주실 거죠."
주변 : "예!"
최재형 : "코로나 때문에 일일이 찾아뵙고 인사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주변 :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