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자 28인 尹공개 비판 "대선 주술에 휘둘려..나라가 위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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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대학교 교수 및 신학자 28인이 공동성명을 내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둘러싼 '역술'과 '무속' 논란을 두고 "대선이 주술에 휘둘리고 있다"라며 공개 비판에 나섰다.
채수일 한신대 전 총장, 강원돈 한신대 교수, 권진관 성공회대 교수, 이정배 감신대 전 교수, 정종훈 연세대 교수 등 28인은 '예장뉴스' 등 개신교계 언론에 따르면 지난 1월 30일 '사이비 주술 정치 노름에 나라가 위태롭다'는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특히 이들 신학자들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무속 논란에 입을 닫은 기독교계 인사들도 비판했다. 이들은 "교회와 종교지도자라는 사람들이 이러한 사실을 묵과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지지와 연대의 대열에 합류하고 있어 해괴하기 이를 데 없다"라고 탄식했다.
이들은 "우리는 여러 신학대학교에서 신학을 가르친 이들"이라며 "2022년 3월9일 치러질 20대 대통령선거에 즈음해, 정치가와 종교인들이 주술에 휘둘리는 실로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직면하며 개탄스런 심정으로 우리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행복한 삶과 정신적 수준은 그에 상응하는 정치적 수준을 요구한다"라며 "그 힘을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로 하는 지금 우리의 정치판이 주술에 휘둘리고 있음은 통탄할 일"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우리의 정치 구조는 왕정(王政)도 신정(神政)도 아니고 민주주의"라며 "여기서 요구되는 것은 공론의 장이고, 스스로 생각하고 대화를 나누며 판단하는 맑은 정신의 힘, 이성"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주술은 오랜 세월 우리 평민의 아픔과 한을 위로하며 그 일상을 종교적 깊이에서 뜻깊게 동행해 왔던 무교를 말함이 아니고, 사사로운 관심에서 미래를 엿보도록 한다거나 '정체를 알 수 없는 바깥의 힘'에 기대어 소원의 성취를 돕는 사이비 종교술을 의미한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주술에 예속된 채로 대선에 나가서 국정을 논하고 이끌겠다고 하는 이가 있다. 묵과할 수 없다"라며 사실상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를 지목했다.
신학자들은 "국정이 그 점술에 의해 농단당할 때 올 수 있는 끔찍한 혼란과 위험한 사태를 심히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비판 성명서를 낸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동안 세간에 떠돌던, 정치가들과 점치는 집이 은밀한 거래를 맺고 선거철마다 성황을 이룬다는 소문은 결코 허문이 아니었다"라며 "정치가들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철학의 빈곤 때문이요, 점술가들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그들의 권력 친화적 태도 때문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가와 종교인들을 향해 "이 공생관계는 마땅히 타파돼야 한다"라며 "문명국임을 자처"하려면 이번 사태를 두고 "부끄러운 줄을 알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오늘날 세계의 어느 문명국가에서 정치가들이 주술에 의지하여 국사를 논하고 있느냐"히며 "정치란 합리적 이성과 역사의식, 그리고 투명한 의사소통과 합의의 문화에 의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윤 후보 무속 논란에도 침묵하고 있는 기독교 목사들을 향애 "그들의 신앙은 얼빠진 것이고, 그들의 신은 사실상 우상"이라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신학자들은 "(윤 후보를 지지하는 개신교계 인사인) 그들은 성경을 헛 읽었고, 기독교 신앙을 크게 오해했으며, 기독교 신앙을 정치적인 이데올로기로 만들어버렸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들은 정치권력을 지향"하는 종교인이라는 점에서 "실상은 반기독교적인 세력"으로 지칭했다.
신학자들은 "우리는 교회가 부여한 지위와 영적 권위를 앞세워서 때로는 ‘구국 성회’라는 이름으로, 때로는 SNS를 통하여 신도들을 미혹하는 사람들을 경계한다"라며 "우리에게는 우리 사회가 더욱 민주화되고, 자유와 정의, 평등과 평화가 편만하도록 힘써야 할 사회-정치적 의무가 주어져 있다"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도 신학자들은 이번 성명에서 무속 신앙 자체를 비판하는 것은 아님을 같이 밝혔다.
이들은 "주술은 오랜 세월 우리 평민의 아픔과 한을 위로하며 그 일상을 종교적 깊이에서 뜻깊게 동행해 왔던 무교(巫敎)를 말함이 아니고 사사로운 관심에서 미래를 엿보도록 한다거나, '정체를 알 수 없는 바깥의 힘'에 기대어 소원의 성취를 돕는 사이비 종교 술(術)을 의미한다" 라고 밝혔다.
[성명 전문]
우리는 여러 신학대학교에서 신학을 가르친 이들로서, 2022년 3월 9일에 치러질 20대 대통령선거에 즈음하여, 정치가와 종교인들이 주술에 휘둘리는 실로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직면하며 개탄스런 심정으로 우리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다.
오늘날 세계의 어느 문명국가에서 정치가들이 주술에 의지하여 국사를 논하고 있는가. 무릇 정치란 합리적 이성과 역사의식 그리고 투명한 의사소통과 합의의 문화에 의거해야 한다. 우리 정치가 문제였다면 이러한 기본적 태도를 상당부분 결여했기 때문이고, 그 피해는 언제나 국민의 몫으로 고스란히 돌아왔다.
국민들의 행복한 삶과 정신적 수준은 그에 상응하는 정치적 수준을 요구한다. 그 힘을 어느 때 보다 절실히 필요로 하는 지금, 우리의 정치판이 주술에 휘둘리고 있음은 통탄할 일이다.
주술은 오랜 세월 우리 평민의 아픔과 한을 위로하며 그 일상을 종교적 깊이에서 뜻깊게 동행해 왔던 무교(巫敎)를 말함이 아니고, 사사로운 관심에서 미래를 엿보도록 한다거나, ‘정체를 알 수 없는 바깥의 힘’에 기대어 소원의 성취를 돕는 사이비 종교 술(術)을 의미한다.
우리의 정치 구조는 왕정(王政)도 신정(神政)도 아니고 민주주의이다. 여기서 요구되는 것은 공론의 장이고, 스스로 생각하고 대화를 나누며 판단하는 맑은 정신의 힘, 이성이다.
그럼에도 주술에 예속된 채로 대선에 나가서 국정을 논하고 이끌겠다고 하는 이가 있으니 그대로 묵과할 수 없다. 국정이 그 점술에 의해 농단당할 때 올 수 있는 끔찍한 혼란과 위험한 사태를 심히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세간에 떠돌던, 정치가들과 점치는 집이 은밀한 거래를 맺고 선거철마다 성황을 이룬다는 소문은 결코 허문(虛聞)이 아니었다. 정치가들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철학의 빈곤 때문이요, 점술가들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그들의 권력 친화적 태도 때문일 것이다.
이 공생관계는 마땅히 타파되어야 한다. 차제에 우리 사회와 정치가들과 종교인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문명국임을 자처하는가. 그렇다면 부끄러운 줄을 알라!
더욱이 교회와 종교지도자라는 사람들이 이러한 사실을 묵과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지지와 연대의 대열에 합류하고 있으니 해괴하기 이를 데 없다.
그들의 신앙은 얼빠진 것이고, 그들의 신은 사실상 우상임에 틀림없다. 그들은 성경을 헛 읽었고, 기독교신앙을 크게 오해했으며, 기독교신앙을 정치적인 이데올로기로 만들어버렸다. 그래서 그들은 정치권력을 지향하고 있으며, 실상은 반기독교적인 세력으로 행동하고 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이성적 정치 영역”에서 정치적 자유와 양심의 자유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교회가 부여한 지위와 영적 권위를 앞세워서 때로는 ‘구국 성회’라는 이름으로, 때로는 SNS를 통하여 신도들을 미혹하는 사람들을 경계한다.
우리에게는 우리 사회가 더욱 민주화되고, 자유와 정의, 평등과 평화가 편만하도록 힘써야 할 사회-정치적 의무가 주어져 있다. 우리는 생명과 평화의 주님께서 한국 교회와 우리 민족을 긍휼히 여기셔서 보다 희망이 넘치는 미래를 열어 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2022년 1월 30일
강원돈(한신대), 권진관(성공회대), 김상기(한신대), 김영철(갈릴리신학원), 김정숙(감신대), 김준우(한국기독교연구소), 김흥수(목원대), 류장현(한신대), 박찬희(서울신대), 박창현(감신대), 박충구(감신대), 송순재(감신대), 위형윤(안양대), 유태엽(감신대), 윤정현(성공회대), 이승열(한국기독교사회봉사연구소), 이신건(서울신대), 이정배(감신대), 임희국(장신대), 정종훈(연세대), 조경철(감신대), 채수일(한신대), 최성수(미디에이터연구소장), 최인식(서울신대), 최형묵(한신대), 한인철(연세대), 홍인식(멕시코장신대), 홍주민(한신대) 이상 신학자 28인 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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