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적반하장 발뺌..고발사주 실체없다? 尹 검찰권력 사유화 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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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 시절 검찰의 청부고발 사주에 관여한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출석했다.
김 의원은 자신이 직접 전달한 여권인사에 대한 검찰 고발장이 제보자 조성은 씨와의 녹취록에서 드러난 상황에도 이날 취재진에게 “실체가 없다. 기억 나지 않는다”라며 “공수처는 윤석열 수사처”라고 말하면서 윤 전 총장의 연루설을 부인했다.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에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한 김 의원은 "공수처가 윤석열 수사처가 될 것이란 말씀을 드린 적이 있는데 실제 그렇게 되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이) 지시했다거나 협의했다는 내용이 녹취록에 전혀 없다. 이름이 언급됐다고 배후라면 (통화에서 언급된) 최강욱과 황희석은 왜 배후가 아니냐”라며 “고발사주란 실체가 전혀 없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10월 19일 '한겨레' 'MBC' 등 일부 매체가 입수한 ‘김웅-조성은 전화통화 전문 녹취록’을 보면, 김 의원은 지난해 4월3일 오전 조씨와 통화하며 “고발장 초안을 ‘저희’가 일단 만들어서 보내드릴게요. 고발장을 남부지검에 내랍니다. 남부(지검이) 아니면 위험하대요”라고 고발장 접수에 대해 구체적으로 당부하며 검찰과 사전 교감이 있었다는 취지로 말한다.
김 의원은 당시 오후에 이뤄진 두번째 통화에서는 자신이 드러나면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제가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다’가 되는 거예요. 저는 빠져야 한다”라며 “이정도 보내고 나면 검찰에서 알아서 수사해준다. (중략) 검찰이 받기 싫은데 어쩔 수 없이 받는 것처럼 하고, 이쪽(당쪽)에서 항의도 좀 하시고”라며 세밀하게 지시했다.
조성은씨와의 통화에 나오는 '저희'가 누구냐는 질문에 김 의원은 "야당 정치인에 대한 물타기"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통화 내용이) 증거가 된다면 '우리 원장님(박지원 국정원장)이 원하는 날짜가 아니'라는 것은 결정적 증거가 될텐데 그 부분 수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면서 "야당 정치인에 대해 공무상 비밀누설을 통해 수사하는 것 자체가 공정한 수사인 것인지 국민 여러분이 판단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강변했다.
고발장 출처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김 의원은 "당시 제가 받았던 많은 제보와 마찬가지로 제보자와 그 경위를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한다"라면서 "통화를 그렇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통화 내용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데 제보자를 기억하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맞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수처는 김 의원이 검찰에서 작성된 고발장을 야당에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공수처는 이날 조사에서 김 의원과 제보자 조성은씨가 나눈 통화 내용을 토대로 고발장이 전달된 경위에 대해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이를 바탕으로 가장 윗선으로 추정되는 윤 전 총장의 지시가 있었는지 조사할 전망이다.
김웅 의원은 지난해 4월 윤 전 총장의 최측근 손준성 검사와 공모해 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을 사주한 혐의를 받는다. 녹취록에 '윤석열' 이름이 최소 3번 이상 실명으로 나오고 손준성 보냄 파일도 확인됐지만 불리한 건 기억 못하고 유리한 건 주장하는 선택적 기억으로 일관하고 있다. 손 검사는 휴대폰까지 교체한 상태다.
윤 전 총장은 물론 이날 공수처에 소환된 김웅 의원이나 전날 소환된 손 검사나 모두 한솥밥을 먹은 검찰 출신으로 뻔히 드러난 물증에도 적반하장으로 '교언영색 입맞추기'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고발사주 피해자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김웅 의원과 손준성 검사의 발뺌과 관련해 "검사 내지 검사 출신의 억지와 거짓은 매우 죄질이 좋지 않은 것"이라며 "늘상 그렇게 처벌을 피해왔으니 더 나쁜 것이고. 공수처가 확실히 바로잡기를 바란다"라고 SNS에 올렸다.
역시 고발사주 명단에 들어간 황희석 변호사는 이들을 향해 "끝까지 오리발 내밀어 봐라. 좋은 꼴 한번 보게"라고 힐난했다.
녹취록의 당사자 조성은 씨는 3일 페이스북에서 '고발사주 실체 없다'는 관련 기사를 공유하고 "김웅 의원, 인생이 이제는 불쌍한 지경까지 이르렀다"라며 "뉘우치면 기회가 다시 또 오지만 스스로를 나락으로 떠미는 모습에 연민까지 느껴진다"라고 냉소했다.
이어 "당신의 검찰은 권력을 쥐면 이 사건을 뭉갠다는 확신이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좀 더 이쪽에서는 경험많은 사람으로 조언하자면 범죄자는 가더라. 감방에. 늦게가나 일찍가나의 차이일 뿐이고"라며 "뉘우치면 모르겠지만, 체포동의서가 꼭 제출되어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제게 왔던 페이스북 캡쳐자료는 매우 특정성이 있다"라며 "좋아요 숫자나 캡쳐 시간, 그리고 가로에 들어가는 글자량,이라던지 이 특정성 있는, 미접수된 증거물들이 같은 피고소인, 다른 사건에서 검찰 측 증거로 제시가 된다. 증거 돌려막기가 있었던 정황으로 곧 또 내용들을 공개할 생각"이라고 예고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누군가의 지시 없이 한 명의 검사가 단독으로 저지른 일로 보기 어렵다"라며 "그 배후는, 검찰 권력을 사유화하고 남용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었던 윤 전 총장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했다.
이 대변인은 "공수처는 엄정한 수사를 통해 사건의 몸통과 배후를 밝혀야 한다"라며 "이른바 ‘윤석열 사단’의 조직적인 선거개입 시도를 뒷받침할 의심스러운 정황들이 차고 넘친다"라고 강조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손준성 검사와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모른다’ ‘기억 안 난다’는 수준 떨어지는 거짓말로 수사기관과 국민을 기망하고 있다”라고 질타했다.
그는 “야당 대선 후보가 결정되는 오는 5일까지 시간을 끌어보겠다는 심산”이라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손 검사가 공수처에 소환조사를 받으러 출석한 것과 관련해 “법꾸라지처럼 수차례 미루고 피하다가 이제야 피의자 조사를 받는다. ‘우병우 시즌2’가 재연되지 않도록 조사를 촉구한다”라고 공수처에 당부했다.
공수처, 조성은·김웅 '폭파 대화방' 복구..최초 전송자 '손준성' 특정
한편 공수처가 고발사주와 관련해 제보자 조성은 씨가 '폭파했다'고 했던 김웅 의원과의 텔레그램 대화방을 복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화방 파일 정보를 토대로 김 의원이 보낸 판결문과 고발장 사진을 최초로 전송한 인물이 손준성 검사라는 점도 파악했다.
지난 1일 JTBC 보도에 따르면 공수처는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지난해 4월 3일 김 의원과 조 씨의 원 대화방을 복원하고 김 의원이 보낸 자료들의 출처를 추적했다. 그 결과 같은 날 오전 6시 59분에서 7시 18분 사이 '채널A 사건'과 관련해 손 검사가 지모 씨의 페이스북 캡쳐 사진 등을 텔레그램으로 누군가에게 처음 전송한 점을 확인했다.
또 같은 날 오전 10시 26분에서 오전 10시 28분 지씨에 대한 판결문을, 오후 3시 20분경에는 1차 고발장을 촬영한 사진을 보낸 점도 확인했다. 조씨가 김 의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찍힌 '손준성 보냄'이 조작되지 않았고, 손 검사가 이 메세지를 최초로 보낸 게 맞다는 거다.
앞서 법원에서 손준성 검사에 대한 영장이 기각되자마자 윤 전 총장은 '여당의 정치공작, 공작 전환'이란 근거 없는 프레임 씌우기에 나섰다. 이에 민주당은 "정치공작을 대체 누가 했는지 유체이탈 화법이 참으로 뻔뻔스럽기 그지없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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