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 역사왜곡 논란, 韓 이겼다..유네스코 "日에 강한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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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근대산업시설 결정문안에서 이례적 '강한 유감' 표명
1910년대 이후 강제징용 역사 등 명시 안해..추모도 없어
제44차 세계유산委에서 결정 예정..외교부 "日과 대화 통해 시정할 것"
유네스코는 “일본이 세계유산위원회의 관련 결정문을 아직 충실히 이행하지 않은 데 대해 강한 유감(strongly regrets)을 표명한다”는 내용을 담은 일본 근대산업시설 결정문안을 12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이번 결정문은 유네스코와 이코모스 공동조사단 3명이 도쿄 산업유산 정보센터를 시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다. 총 60쪽으로 작성된 문건에서 유네스크는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에 기여한 1910년까지의 해석전략에 대해서는 평가하나 1910년 이후의 전체 역사 해석 전략이 불충분하다”는 총평을 내렸다.
일본정부가 해당 시설들이 일본의 근현대 산업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 시설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을 뿐, 1910년 이전 한·일 강제병합 이후 강제징용 등 ‘어두운 역사’에 대해서는 제대로 조명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 셈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국제기구 문안에 강한 유감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정보센터를 설립한 것이 약속을 이행한 것이라는 일본정부의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국제사회가 명시적으로 확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문에는 2015년 일본 근대산업시설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일본 대표가 약속했던 발언이 처음으로 명기됐다. 당시 일본 대표는 군함도 등 일부 산업시설에서 “1940년대 한국인 등이 ‘자기 의사에 반해’(against their will) 동원돼 ‘강제로 노역’(forced to work)했던 일이 있었다.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정보센터 설치 등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일반 공개가 시작된 산업유산 정보센터의 전시물에는 한반도 출신자가 군함도 등에서 차별적 대우를 받은 적이 없다는 증인이 소개되는 등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유네스코 역시 1940년대 한국인 등 강제 노역 사실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한국 등에서 온 노동자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전시가 있지만, 강제 노역 사실을 인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또 강제노역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목적에 부합하는 전시가 부재하다고도 밝혔다. 일본은 도쿄 산업유산 정보센터를 추모를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해당 시설에서 1000km 이상 떨어진 곳에 이같은 시설을 건설하고 강제노역 자체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이를 간과한다는 지적이다.
유네스코는 나치의 강제동원 사실 등을 가감 없이 드러낸 독일의 졸페라인 탄광 등 모범사례 등을 참고할 것과 한국 등 다른 국가들과의 대화를 촉구했다.
우리 정부는 유네스코의 이같은 평가를 바탕으로 그간 공회전을 거듭해왔던 한·일간 대화에도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이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깨고 군함도 등의 어두운 역사를 숨기는 데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세계문화유산 등재 취소를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현실적으로 이는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의 여론을 응집하는 데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왔다.
외교부 당국자는 “2015년 이후 우리 정부가 일본 측에 대화를 요청해왔지만, 사실상 실질적인 대화는 이뤄지지 못했다”며 “정보센터 설립 전에도 함께 공동조사를 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일본 측의 거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강력한 결의안이 나온 만큼 일본 측과 대화를 하고 유네스코 사무국하고도 얘기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결의안은 오는 16일부터 31일까지 화상으로 개최되는 제 44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의결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이에 따라 업데이트된 보존현황보고서와 이행사항을 내년 12월 1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이는 2023년 제46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검토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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