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검차원 장모 최은순(74) 씨 변호인 역할수행 대응문건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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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주자로 나선 검찰총장 출신 윤석열 후보(61)가 국가 공권력인 검찰권을 사유화한 충격적인 소식이 연일 터지고 있다. 14일 대검찰청에서 지난해 3월 윤 후보의 장모 최은순(74) 씨를 보호할 목적으로 대응문건을 작성한 것이 드러났다.
총선을 앞두고 윤 후보의 최측근 손준성 검사가 범여권 인사들을 청부고발한 사주 의혹에 이어 이번에는 대검이 윤 후보 장모의 비리 혐의를 두고 대응문건을 작성하고 검찰 내부망을 이용해 최은순 씨를 변호한 정황이다.
이날 '세계일보'에 따르면 윤 후보가 검찰총장 재직 시절인 지난해 3월 대검이 윤 전 총장의 장모인 최 씨가 연루된 각종 비위 의혹 제기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 문건을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이 문건은 최 씨를 ‘피해자’ 혹은 ‘투자자’로, 관련된 관계인은 ‘피고인’으로 표현하면서 최 씨를 보호하고 변호하는 구조로 기술됐다.
세계일보가 입수한 3쪽 분량의 문건(이하 ‘총장 장모 의혹 대응 문건’)에는 최 씨가 직접 연루된 4개 사건과 그 밖의 관련 사건 등이 시간순서와 인물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매체에 따르면 대응 문건’에는 장모 최 씨와 연루된 사건 관계자들의 은밀한 개인정보 등이 담겼다. 이 문건을 본 법조계 인사들은 “검찰 관계자가 내부망을 조회한 것이 아니라면 최 씨 측 변호인도 알 수 없는 정보”라고 지적했다.
당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관장하던 법무부와 윤 총장의 대검이 각을 세우면서 최 씨의 각종 혐의에 대한 재고발이 이뤄지던 때로 그 와중에 검찰이 사실상 윤 총장 일가에 대한 사적인 ‘변호’에 나선 것이다. 아울러 국가 공권력인 검찰권의 사유화 지적이 제기된다.
문건에 담긴 최 씨 연루 사건은 △경기 성남시 도촌동 부동산 관련 사기 사건 △‘윤석열 X파일’의 진원지로 지목된 정대택(72)씨 관련 사건 △파주 요양병원 의료법 위반 사건 △양평 오피스텔 사기 사건이다.
각 사건마다 최 씨의 법적 지위와 사건요지, 진행경과, 사건번호, 처리결과 등이 구체적으로 적시됐다. 최 씨에 대한 고소·고발을 주도한 정 씨 등에 대해서는 선고된 형량과 범죄사실 등이 별도의 표 형태로 상세히 정리됐다. 진행·처리 결과에 대한 일부 내용은 검찰 관계자가 내부망을 조회하지 않고는 파악할 수 없는 사실들이다.
문건은 도촌동 부동산 사기 사건과 양평 오피스텔 사기 사건에서는 최 씨를 ‘피해자’로, 파주 요양병원 의료법 위반 사건에선 ‘투자자’로 각각 표기했다. 정대택 씨 관련 사건에선 최 씨의 지위를 사실상 ‘투자자이자 피해자’라는 법리로 정리했다.
이 문건이 작성된 시점에 최 씨는 도촌동 부동산 사기 사건으로 고발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파주 요양병원 의료법 위반 의혹과 관련해서도 열린민주당 내에서 최 씨에 대한 고발 논의가 진행 중이었고 이후 고발이 이뤄졌다. 최 씨는 문건에서 파주 요양병원 의료법 위반 사건 ‘피해자’로 표현됐지만 올해 7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매체에 “기획통 출신 검찰 인사가 작성한 문건으로 보인다”라며 “검찰이 아니면 확인이 불가능한 팩트가 담겨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시 윤 총장은 장모 관련 사건들에 대해서는 보고도 받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대검 차원에서 최 씨의 변호인 역할을 수행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문건은 주로 최 씨와 대립각을 세운 인물들이 관련 사건으로 어떤 형사처벌을 받았는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사건 경과에는 일시 순으로 사건 발생시점부터 고소장 접수, 구속, 기소, 심급별 선고 내용이 일목요연하게 나열됐다. 관련 판결 항목은 사건번호와 선고일시, 주문, 범죄사실 항목으로 구분돼 한눈에 보기 편하게 요약됐다. 사건 관계자의 실명은 물론이고 서로의 관계에 대한 개인정보도 담겼다.
검찰이 문건에서 가장 강조한 부분은 정대택 씨 부분으로 장모 최 씨와 18년에 걸쳐 각종 송사를 주고받은 잔혹한 악연이다. ‘정대택 관련 사건’ 항목에는 정 씨가 처벌받은 사건 5건을 표로 정리했다. 또 사건 경과를 발생 순으로 일시와 함께 적시하며 혐의까지 판단했다.
최은순 씨가 양수잔금을 대출받으려고 한 저축은행에 정 씨가 ‘채권액 152억원 중 50%는 정대택의 몫이다’라는 내용증명 우편을 발송한 것이 최 씨의 신용을 훼손했다고 단정하는 식이다. 최씨와 ‘근저당권부 채권 양수도 관련 약정서’를 통해 배당 이익을 정 씨와 최 씨와 균분한다고 작성했다는 부분에는 ‘강요’라고 달렸다.
법조계 관계자는 매체에 “누군가에게 설명할 검찰 측 판단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 씨와 대립 관계에 있던 다른 인물에 대해서도 본류 사건과 관련없는 별건 처벌사항을 기재했다. 도촌동 부동산 사건 항목에는 속칭 당구장 표시(※)를 통해 안소현 씨가 별건의 사건으로 징역형을 받았다는 정보를 덧붙였다.
▲세 계 일 보 |
“기획통 검사가 작성한 문건으로 추정”..홍준표 "헛된 꿈은 패가망신"
검찰 내부에 정통한 인사들은 매체에 “기획업무를 거친 인사가 작성한 문건”이라고 말했다. 대·중 분류 등에 사용한 특정 약물, 단어 하나를 써도 중간에 다음 줄로 넘어가지 않게끔 자간까지 조정한 것 등이 전형적인 ‘기획통’ 문건이라는 것이다. 검찰이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난해 3월은 윤 후보가 청와대·법무부와 맞서던 때다.
이에 대해 윤 후보 측은 총장 재직 당시 “위법하거나 부당한 지시, 요청을 한 사실이 없다”라며 “작년 11월 추미애 당시 장관이 대검 감찰부에 지시해 압수수색을 했지만 아무런 자료가 나오지 않아 징계사유에도 포함시키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고, 법무부도 수사 의뢰를 했지만 그 부분 역시 검찰에서 혐의없음 처분됐다”라고 매체에 강변했다.
이날 오전 6시발로 윤 후보 장모 최은순 씨와 관련한 단독 2건을 동시다발로 터뜨린 '세계일보'는 조중동과 더불어 대표적인 친 윤석열 매체로 손절각 스텐스를 취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SNS를 통해 관련 기사를 링크하고는 "견제받지 않는 권력의 추악한 뒷면, 세계일보 기사를 통해 꼭 확인해주시기 바란다"라고 했다.
▲세 계 일 보 |
김 대변인은 "문서 양식 등을 봤을 때 기획통 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내부망 기밀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이 들어있다. 장모 사건 관련자 중 혐의없음이었던 자의 정보까지 들어있다"라고 짚었다. 이어 "검찰의 민간인 사찰이며, 검찰총장 가족 보호를 위해 검찰이 흥신소로 전락한 충격적인 사건이며, 대검이 출처라면 관련자 전원 처벌해야 할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2019년 대검 범죄정보기획관(수사정보정책관으로 개명)을 없애라는 검찰개혁위원회의 권고가 왜 중요했는지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수사권을 가지고 보복이나 하고 민간인 뒤나 캐고 총장 가족이라고 범죄피의자 뒤나 봐주는 검찰은 윤석열 후보 말마따나 깡패다"라고 일갈했다.
홍준표 국힘 대선주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윤 후보를 겨냥해 "헛된 꿈은 패가 망신을 초래한다"라며 "고발사주 사건에 마치 우리측 캠프 인사가 관여 된듯이 거짓 소문이나 퍼트리고 특정해 보라고 하니 기자들에게 취재해 보라고 역공작이나 하고 참 잘못 배운 못된 정치 행태"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고발사주 사건에 이어 오늘 또 검찰을 가족 보호수단으로 악용 했다는 검찰 사유화 문건이 터졌다. 정도로 대처 하라"고 윤 후보를 몰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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