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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전력' 측근 기용에 오세훈 "평생에 한 번 실수.. 지켜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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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시정질문 나선 오 시장, 민주당 자극 안 하려고 ‘저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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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 서울시장이 29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1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서윤기 서울시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서윤기 서울시의원(민주당, 관악2) : 세월이 많이 변했죠? 앞으로는 옛날처럼 시의회 출석 거부하지 마세요.
오세훈 서울시장: 네, 잘 알겠습니다.
서 의원: 그럼, 옛 기억 소환해볼까요?
오 시장: 긴장됩니다.

 
10년 만에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 나선 오세훈 시장이 시의원들에게 말 그대로 난타를 당했다.
 
기획경제위원회 소속의 서 의원은 단상에 오르자마자 오 시장의 과거 발언들을 하나하나 상기시키며 입장을 다시 물었다.
 
서 의원은 먼저 오 시장이 2019년 9월 20일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결성식에 참석해 "지지자들 지지만 받는 1/3 쪽 대통령을 그 자리에서 반드시 끌어내려야 한다고 저는 굳게 믿는다"고 발언한 영상을 회의장에서 재생했다.
 
서 의원이 "지금이라도 품격 있는 정치를 위해 통크게 사과할 의향이 없냐"고 묻자 오 시장은 "사과까지는 몰라도 표현이 과했던 것같다"고 몸을 낮췄다. 서 의원은 "이런 게 본인에게 그대로 돌아갈 수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서 의원은 이어서 오 시장이 임명한 별정직 공무원들의 전력을 거론했다.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벌금 전과가 있는 김도식 정무부시장에 대해 오 시장은 "미처 몰랐다"고 답했고, 이창근 대변인에 대해서는 "사전 내정된 게 아니라 선발위원회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서 임명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이천물류센터 희생자 조문을 갈 때 이 대변인이 함께한 사진을 제시하며 서 의원이 "정치 중립의 의무가 있는 대변인이 이러면 되냐"고 따지자 오 시장은 "네"라고 짧게 답하고 넘어갔다.
 
서 의원은 '마지막 순서'로 강철원 미래전략특보의 임용을 문제삼았다.
 
4월 5일 서울시장 보선 TV토론에서 박영선 민주당 후보가 파이시티 스캔들로 옥살이를 한 강 특보의 캠프 기용을 거론하자 오 시장이 "강철원이라는 참모를 서울시 공직에까지 들어가게했다면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 선거 캠프에서 도와주는 역할도 하면 안되냐"고 반문하는 동영상을 재생했다.
 
오 시장은 "참 송구스럽다. 길게 설명드리지 않겠다"며 말을 이어갔다.
 
"사람 살다보면 실수할 때가 있는데요. 능력이나 서울시정에 대한 이해도 등 측면에서 보면 별로 이견이 없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평생 살다가 한 번 실수한 것인만큼 한 번 지켜보면서 얼마나 능력을 발휘하고, 얼마나 시정에 도움이 되는지 지켜봐주실 수 없을까 부탁합니다."
 
그러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측근 김도식 정무부시장을 임명해 서울시를 '공동 운영'하는 것이 선거법 위반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에는 "(1997년) DJP 연합의 사례가 있어서 중앙선관위에 질의했지만, 전혀 매수나 이해 유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확인했다"고 응수하기도 했다.
 
서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 시의원들은 단상에 오를 때마다 오 시장의 공약 사업인 '서울 런'의 예산을 편성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서 의원은 "(오 시장이) 대통령의 꿈을 버리지 못한 것 같다. 내놓은 정책이 '나 대통령 하고 싶어'라고 외치는 것 같다"고 쏘아붙였고, 채유미 시의원(노원 5)도 "서울시민 세금이 그렇게 만만하냐, 오 시장 공약이라고 뭐든지 밀어붙이면 되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그러나 시의원들의 공세적인 질문에도 오 시장은 "사업에 대한 오해가 깊다. (오전 내내) 답변 시간을 종합하면 2~3분도 얻지 못했다. 시간을 좀 주시면 좋겠다"고 자세를 낮춰야 했다.
 
서울시 추경예산안의 운명을 결정할 예결위가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 시의회를 장악한 민주당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오 시장의 고민이 이날 시정질문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오 시장으로서는 "유튜브로 시청하는 시민들은 시장에게 박수를 크게 보내달라"는 이석주 의원(강남 6)의 발언을 위안삼아 시의회를 나설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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