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빠진 '이한열 추모식'.. 이한열 母"상호마저 없으니 더 눈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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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이한열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이날 연세대 신촌캠퍼스 한열동산에서 추모식을 열고 이 열사의 뜻을 기리며 추모사와 추모 공연 등을 진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날 추모식에는 소수 인원만 참석했고 온라인 생중계가 병행됐다.
행사에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 박동호 박종철기념사업회 이사장, 이한열 피격 당시 사진을 촬영했던 로이터 사진기자 정태원 씨 등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전날 국민권익위원회 전수조사에서 농지법 위반 의혹이 드러나 탈당 권고를 받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이름이 여러 번 거론됐다.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으로 이 열사의 장례식에서 영정 사진을 들고 행진했던 우 의원은 그간 빠짐없이 이 열사의 추모식에 참석해왔지만 이날 추모식에는 이례적으로 불참했다. 국민권익위원회 전수조사에서 농지법 위반 의혹이 드러나 전날 탈당 권고를 받은 탓으로 보인다.
송영길 대표는 “한열이 하면 우상호가 생각나는데 저 때문에 오늘 (우 의원이) 오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찢어진다”며 “집 한 칸 없이 전세로 살면서 어머니 묘소 하나 만든 것이 국민권익위 조사에 걸려 어쩔 수 없이 스스로 밝히고 돌아오라 보낸 제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말했다.
유족을 대표해 추모제에 참석한 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 역시 “30여년간 한 번도 빠짐 없이 이 자리를 지켜준 우상호가 오늘은 이 자리에 없다”며 “있어야 할 내 아들도 없고 상호마저 없으니 섭섭하고 눈물이 더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 한 칸도 반듯한 것이 없는데 어머니 모시고 싶어서 아무것도 아닌 밭에 묘를 쓴 걸로 우상호에게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이 자리에서 말씀을 드리고 싶다. 당에서 그렇게 착한 애를 내버려놓고 쇄신을 하니 마니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추모사를 맡은 이지만 연세대 경영대학장은 이 열사가 1986년 12월 직접 쓴 시 ‘한 알의 씨앗이 광야를 불사르다’를 낭독했다. 이 학장은 “이 열사는 문학을 사랑하며 많은 시를 쓰고 그림도 잘 그리는, 행동하는 양심으로 부끄럽지 않게 사는 22살 청년이었다”며 “이 열사의 숭고한 희생과 한알의 밀알이 된 희생정신을 기리고 이 열사처럼 우리 한 사람 한 사람도 한 알의 씨앗이 돼 더 나은 사람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세대 재학생 대표로 나선 이도엽 학생추모기획단장은 “우리에게 주어진 당연한 것들이 선배님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의 희생과 염원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잊고 살았다”며 “우리가 자유민주주의의 삶을 영위하는 한 이한열 선배님을 기억하며 선배님이 걸어온 길을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연세민주동문회는 이날 온라인 추모합창곡을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했다. 이 열사의 생전 글씨체를 복원해 컴퓨터 서체로 만든 ‘이한열체’도 이날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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