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동문 1만인, '윤석열 반대' 선언.. "검찰독재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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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를 굿당으로 만들 수 없다"
"동문 후보의 몰상식과 무지 규탄"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서울대학교 출신 동문 1만인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대통령 당선에 반대한다는 선언을 발표했다. 주최측은 현재까지 6000명이 넘는 서울대 졸업생들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검찰독재의 망상에 사로잡힌 이에게 최고 권력을 갖다 바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과 ‘사드 추가배치’를 언급하며, 우리 사회의 안전과 평화를 저당 잡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병문 선언모임 추진위원회 공동대표는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끄러운 서울대 1만인 선언’을 발표하면서 “10일 전에 (동문들이) 모여서 시국을 돌아보는 상황에서 (특정 후보의 높은 지지율에 대해) ‘이거 참 큰일’이라며 뜻을 모았다”면서 “부끄러움을 넘어서 국민 여러분께 사죄하고 반성해야 될 부분이라는 데 생각의 일치를 보았다”고 밝혔다.
전우용 역사학자는 “민주화 이후 35년이 지났지만 국가를 사유화하려는 욕망이 사라진 것 같지 않다. 서울대인들이 이런 현상을 막기는커녕 부추기고 권력 사유의 욕망을 불태우는 서울대인들이 다른 대학 출신들보다 더 많아서 미안하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은 SNS를 통해 ‘서울대 1만인 선언’ 서명 참가를 독려중이며 현재까지 6843명의 서울대 동문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주최측은 선거일까지 총 1만인 서명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해당 서명에는 51학번부터 올해 입학한 22학번까지 참여했다.
▷이하 ‘부끄러운 서울대 1만인 선언’ 전문
서울대인들은 지금 매우 부끄럽습니다.
우리 사회 공동체의 내일을 결정하는 대통령 선거의 유력 후보가 우리 동문의 자랑과 긍지가 아니라 수치와 불명예가 되고 있는 현실에 더할 수 없이 참담합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국민의 뜻을 모으는 축제가 돼야 할 대선을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의 조롱거리로 전락시키는 동문 출신 후보의 어지러운 굿판을 보며 우리 1만여 서울대인들은 우리의 이성과 양식의 발로에서 단호하게 선언하고자 합니다. 우리 사회의 상식과 양식을 무례한 구둣발로 짓밟으려는 이가 한국호를 이끄는 대재앙을 도저히 두고 볼 수가 없어 우리 동문들이 먼저 나서서 이를 막으려 한다고 분명하게 밝히고자 합니다.
우리는 코로나팬데믹과 기후·에너지 위기, 디지털 전환이라는 거대 과제 앞에서 혁신과 성찰을 통해 새로운 시대,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는커녕 낡은 과거로 퇴행시키려 하는 인물에게 우리와 우리 자손의 장래를 맡길 수는 없습니다.
무소불위의 검찰 특권을 맘껏 누려오면서 이제는 권력의 도구로서의 검찰을 넘어서 정치가 검찰의 도구가 되는 검찰독재의 망상에 사로잡힌 이에게 최고권력을 갖다 바칠 수는 없습니다. 집권 후 정치보복의 피바람을 공공연하게 예고하는 이에게 살벌한 철권을 안겨줄 수는 없습니다. 남들에게는 서슬 퍼렇고 자신과 주변의 잘못에는 한없이 관대한 이에게 공정과 정의의 칼자루를 쥐어줄 수는 없습니다.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사드 추가배치 등 한반도에 또다시 참화를 불러올 위험천만한 주장을 펼치는 이에게 우리 사회의 안전과 평화를 저당 잡힐 수는 없습니다.
주 120시간 노동과 최저임금제 폐지, 양극화와 약자에 대한 차별을 당연시하며 남녀와 세대, 지역 간 갈등과 대립을 부추기는 혐오와 반목의 정치를 우리는 결단코 용납할 수 없습니다.
우리 사회의 문제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고민은 찾아볼 수 없는 이, 대한민국의 미래 이전에 자기 자신의 장래조차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이로 하여금 청와대를 굿당으로 만들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의 거듭되는 망언과 실언은 실수나 부주의가 아니라 적나라한 자기 실체의 고백에 다름아니기에 우리는 그를 도저히 우리 사회의 지도자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지도자로서의 역량은커녕 시민으로서의 소양과 상식마저 결여한 동문 출신 후보의 몰상식과 무지를 규탄하는 우리의 심정은 우리 자신부터 먼저 돌아보게 합니다. 학교의 강의실에서, 암울했던 시절에는 거리에서 배우고 실천하려 했던 자유와 정의 진리의 정신으로 돌아가 그에 대한 성토와 규탄에 앞서 우리 스스로 반성과 성찰부터 하고자 합니다. 한국사회의 온갖 적폐를 낳는 서울대 동문들의 타락과 부패에 대한 반성과 성찰의 심정만큼 코로나보다 더 끔찍한 재난을 두고 볼 수는 없기에 나섰습니다. 우리 사회의 장래를 걱정하는 이들과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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