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여의도 대나무숲'에 "무능하고 무지한 우리 후보" 국힘 셀프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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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 당원들이 선출한 후보의 TV토론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국회의원 보좌진 등 국회 재직자들의 페이스북 익명 공간인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 4일 올라온 글의 내용이다. 여기서 언급된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다.
이 글의 작성자는 "대한민국 보수정당"이라고 말해 국민의힘 관계자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대나무숲은 국회직원임을 인증한 글을 게시하고 있다.
작성자는 "대한민국 보수 정당은 건국 이래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인 곳이라는 자부심을 당원들과 그 지지자들에게 항상 심어줬다"며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 보수 정당의 대통령 후보는 당원들과 지지자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고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글을 시작했다.
이어 작성자는 지난 3일 지상파 방송 3사의 생중계로 진행된 20대 대선후보 토론에서 윤 후보가 상대당 후보의 주요 현안 질의에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한 사실을 두고 조목조목 비판했다.
작성자는 "주택 청약 만점 기준을 묻는 상대 후보의 질문에 잘못된 수치를 언급해 조롱을 당했을 뿐만 아니라 본인이 화두를 던져 온 에너지 분야에서 중요한 개념인 'RE100'(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글로벌 에너지 전환 캠페인)조차 알지 못해서 'RE100이 뭐죠?'라고 되물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함량 미달의 후보, 대통령이 될 준비가 되지 않은 후보라는 것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또 "대한민국 최고 엘리트 집단인 보수 정당의 대통령 후보가 대학 시절 술만 마시고 놀기만 했던 운동권 세력에게 되려 '무능하고 무지하다'며 비웃음거리가 됐다"며 "정말 부끄럽고 민망해서 어디론가 숨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토론이 끝난 뒤 윤석열 후보를 추켜 세운 당원들을 향해서도 비판했다. 작성자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광기 속에 탄식했다"며 " '소주 이즈백은 아는데 RE100은 뭐냐. 나는 모른다'는 황당한 반응을 보이며 무능과 무지를 드러낸 후보를 필사적으로 옹호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후보를 향해 맹목적 지지를 보낸 당원들과 지지자들만 남았다"며 "우리 당의 미래는 매우 암담하다"고 탄식했다.
글 말미에는 "우리 당과 후보는 그저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염원, 그 하나에 기대고 있을 뿐" 이라며 "무능하고 무지한 우리 후보는 정권교체 그 이후의 대한민국에 대해서 어떠한 희망도,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적었다. 김세희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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