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록 속 김만배 "곽상도가 돈을 달라해, 골치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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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2021년 11월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 |
ⓒ 유성호 |
[ 기사 보강 : 19일 낮 12시 5분 ]
"병채 아버지(곽상도 전 국회의원)는 돈(을) 달라고 그래. 병채 통해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씨가 2020년 4월 4일 정영학 회계사(천하동인 5호 소유주)에게 한 말이다. 김씨는 이어 곽병채씨의 요구 사항을 구체적으로 전했다.
"(내가) '뭘? 아버지가 뭘 달라냐?' 그러니까, (곽씨가) '아버니한테 주기로 했던 돈 어떻게 하실 건지' 그래서 (내가) '한꺼번에 주면 어떻게 해? 그러면 양 전무보다 많으니까, 한 서너 차례 잘라서 너를 통해서 줘야지, 그렇게 주면 되냐, 응?' 다 달라고 한 거지."
정 회계사가 "형님도 골치 아프시겠습니다"라고 하자, 김씨는 "응 골치 아파"라고 답했다.
김씨는 2020년 3월 24일 정 회계사에게 화천대유 임원인 양 전무에게 50억 원을 주어야 한다고 말한 사실을 감안하면, 김씨는 곽상도 전 의원에게 최소 50억 원을 전달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화천대유는 곽병채씨에게 퇴직금·산재보상금 명목으로 50억 원을 책정해 파문이 일었고, 이 때문에 곽상도 전 의원은 스스로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 했다.
18일 <한국일보>는 '김만배·정영학 대화 녹취록'을 입수해 공개했다. 대화 녹취록은 검찰이 김만배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대장동 의혹 핵심인물을 수사해 재판에 넘기는 데 핵심 증거로 활용됐다.
다만, 김만배씨는 녹취록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김씨 쪽은 지난해 10월 12일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직후에 낸 입장문에서 "동업자 중 한 명으로 사업비 정산 다툼 중에 있는 정영학 회계사가 몰래 녹음한 신빙성이 의심되는 녹취록을 주된 증거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데 대해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일보>, 녹취록 일부 공개... 김만배씨 쪽 "녹취록 신빙성 의심"
녹취록에는 김씨가 공무원들에게 로비를 하고, 그 결과를 곽병채씨를 통해 보고받았다는 취지의 발언도 나온다. 김씨는 2020년 7월 6일 정 회계사에게 "잘못하면 너하고 나하고 구속이야", "너 사고 없이 여기까지 했으면 정성 들이면서 맨날 해야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의 발언이 이어진다.
"그리고 돈 좀 더 주면 어때. 마지막에 공무원들이 지네들 밀착된 업체들 뒤로 받아가고 하는데. 위에서 물을 많이 부어야 밑으로 내려가지. 그러면 병채가 이 물을 갖고 물이 내려가고 있나 보고 있는데."
"내가 병채한테 맨날 보고 받고 있다. 그래 그 물이 잘 내려오고 있나. 그러면 얘는 이래. '아 이쪽은 공무원하고 잘 해서 농사가 잘 되고 있습니다. 순조롭게.'"
김씨는 또한 "이 일을 하기 위해서 형이 밤마다 공무원을 얼마나 많이 만났는데", "다 뒤에서 밤에 길을 청소해주고. 길을 가게. 장애물을 밤에 제거 다 하잖아"(2020년 6월 17일), "내가 저녁마다 만나고 주말마다 시청 사람들 데리고 가서 공치는데"(2020년 7월 6일)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씨는 다른 녹취록에서 '50억 클럽'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내용은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0월 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처음 공개한 바 있다. 그들은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별검사, 곽상도 전 의원, 김수남 전 검찰총장,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 등이다.
다만, '50억 클럽'에 이름을 올린 인사들은 해당 내용을 적극 부인하고 있다. 검찰의 '50억 클럽' 수사도 지지부진하다. 검찰은 곽상도 전 의원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이마저도 법원에 의해 기각당한 바 있다.
'구속영장 청구 기각' 곽상도 "50억 클럽 실체 의문"
▲ 성남시 대장동 로비-특혜 의혹 사건 관련 ‘50억 클럽" 명단에 속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21년 12월 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법정을 나오며 "상도야 학교(감옥)가자!"고 외치는 한 유튜버를 지지자로 생각한 듯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 |
ⓒ 권우성 |
곽상도 전 의원은 지난해 12월 1일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나온 후 취재진에게 "50억 클럽 실체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관련기사 : 2시간만에 손 흔들며 나온 곽상도 "50억 클럽 실체 없다" http://omn.kr/1w95d). 당시 취재진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 아들 퇴직금 25억 원(50억에서 세금을 제외하고 입금된 금액)이 대가성이라는 의혹이 있다.
"남들이 상상할 수 없는 돈을 벌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알지 않나. 그래서 이런 이상한 일들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 '50억 클럽' 명단에 실명이 거론되고 있다.
"'50억 클럽'이 오랫동안 얘기됐는데, 지금 현재 문제가 되는 건 저밖에 없지 않나. 나머지 거론된 사람들에 대해서는 검찰이 면죄부를 주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나. 50억 클럽이라는 게 실체가 있느냐? 그 얘기를 할 수 있는지 그것도 의문이다."
녹취록 논란에 대해 곽상도 전 의원 쪽은 19일 "김만배 녹취록 중 곽 전 의원 관련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은 검찰의 광범위하고 철저한 수사과정에서 해명되는 중이고, 작년 법원의 영장 심사에서도 위 녹취록의 문제점이 확인되었다. 앞으로도 곽 전 의원의 무고함을 밝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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