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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하고, 지각하고, 넘기고.. 윤석열의 '회피'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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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계·서울대 요청 잇따른 거절에 실망 여론.. '마이크 패스' 겹쳐 실력 논란까지

[소중한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1차 회의에 참석하며 백보드를 바라보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2주 전이었던 12월 2일, 게임계 유력 유튜브 채널에 예사롭지 않은 영상이 올라왔다. 구독자 74만(13일 현재)을 보유한 '김성회의 G식백과'가 '큰 거 온다... 사고친 김에 풀악셀 밟습니다'란 제목의 영상을 통해 이재명(더불어민주당)·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인터뷰를 예고했었다. 이 영상은 조회수 50만을 넘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일주일 뒤인 9일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이재명 후보 측은 인터뷰 날짜까지 잡은 반면, 윤석열 후보 측은 당과 선대위가 서로 다른 답변을 내놓는 등 혼선을 보이는 모양새였다. 사실상 인터뷰가 무산된 상황이었다(관련 기사 : [단독] 이재명, 73만 게임유튜버와 인터뷰 예정... 한다던 윤석열은 혼선 http://omn.kr/1wd8d ).

<오마이뉴스> 보도가 있던 날 또 다른 게임계 유튜브 채널에도 비슷한 내용의 영상이 올라왔다. 구독자 33만을 보유한 '중년게이머 김실장'은 13일 '중년게이머 김실장, 현재 상황을 말씀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두 후보 인터뷰가 불발됐다는 소식을 알렸다. 채널 운영자는 "이재명 캠프로부터 먼저 연락이 와 확률형 아이템 규제, 게임문화, 산업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라며 "라이브든 녹화방송이든 상관이 없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캠프에도 문의를 드렸는데 최종 입장은 '캠프에서 미리 준비하거나 계획한 게 있어 당장은 출연할 수 있을지 확답할 수 없다. 나중에 게임 정책과 관련해 스케줄이 맞으면 다시 연락을 주겠다'는 것이었다"라며 "아쉽지만 (양 측 인터뷰) 진행이 무산됐다"라고 밝혔다. 이 영상도 조회수 25만을 넘어섰다.

'시뇨리지'와 '부먹찍먹'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11월 29일 오후 대전 유성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청년과 함께 "With 석열이형"' 토크콘서트에서 청년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선 정국 초반, 윤석열 후보의 '회피' 소식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게임계 사례뿐만이 아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7일 서울대 금융경제세미나 초청 강연회를 진행했다. 이 강연회에서 한 학생은 "학기 초·중반부터 교수님께서 대선 후보가 확정되면 꼭 강연 섭외를 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지속적으로 하셨고 실제로 그러셨다"라며 "이재명 후보는 이에 응했고 모 후보(윤 후보)는 섭외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서울대 강연 거절 소식에 8일 전 진행된 윤 후보의 청년 토크콘서트 일화까지 소환됐다. 지난 11월 29일 대전에서 진행된 이 일정에 윤 후보는 1시간 늦게 도착했고 이날 오고간 질의응답의 수준도 개인사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뤄 대선후보를 대상으로 한 간담회 성격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서울대 강연회에서 이 후보가 '가상화폐의 시뇨리지(seigniorage, 화폐의 액면가에서 제조비용과 유통비용을 뺀 차익)' 관련 질문에 막힘없이 대답하는 모습과 대전 토크콘서트에서 나온 윤 후보의 '탕수육 부먹찍먹' 질의응답이 비교되기도 했다.

이러한 모습은 윤 후보의 '실력' 논란으로 이어졌다. '마이크 패스' 이슈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윤 후보는 지난 8일 청년문화예술인 간담회를 진행했는데 이날 나온 질문 8개 중 4개에 이준석 대표가 먼저 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후보도 8개 질문에 모두 답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생중계 영상에 마이크를 넘기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잡혀 "마이크 공포증"이란 의심도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주말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윤 후보는 11일 강원도 시·군 번영회장들을 만났는데, 간담회가 약 20분 만에 종료되자 일부 참석자들이 '사진 찍으러 왔냐'고 거세게 항의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김동연 캠프 측은 "오만함의 극치" "사진 찍으러 전국 유랑"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사전에 번영회 연합회 측 요청에 의해 만들어진 행사다. 사전에 협의한 대로 진행했다"면서 "번영회 내부로부터 항의이지 우리에게 항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가짜 간담회"라며 비판을 이어가자, 13일 국민의힘은 논평을 발표한 이용빈 선대위 대변인과 책임자인 박광온 공보단장을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유포) 혐의를 적용해 경찰에 고발했다.
 
▲  지난 10일 오후 강원 강릉시 강릉중앙전통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만나고 있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
ⓒ 김남권
  
민주당 "침대 축구 그만"

이러한 윤석열 후보의 모습에 더불어민주당은 '토론'으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근택 선대위 대변인은 12일 논평을 통해 "이재명 후보가 토론을 제안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윤석열 후보는 묵묵부답"이라며 "윤 후보는 침대 축구 그만하고 토론장에 나와야 한다"라고 직격했다. 

이어 "그동안 윤 후보가 한 일이라곤 이준석 대표에게 마이크를 넘기고 김종인 위원장 뒤에 숨은 것 뿐"이라며 "국민은 김 위원장과 이 대표 뒤에 숨은 윤 후보의 국정운영능력, 인사능력, 국가관, 경제관이 궁금하다. 윤 후보가 당당하다면 토론에 응하지 못할 이유도 없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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