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피해자 연대, ‘홍가혜법’ 제정위한 국회 1인시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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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짜뉴스 피해자 연대’(가피연) 발족을 알린 ‘가짜뉴스 피해자’ 홍가혜 씨가 지난 1일 본인 페이스북에 쓴 글 중 일부다. 전날(9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가짜뉴스 및 언론보도 피해자 구제를 위한 홍가혜법 제정을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던 홍 씨가 시민들의 연대에 감사하는 마음을 전한 것이다.
“타인 앞에서, 잘 울지 않는 내가 한참을 오열했다. 더불어민주당(누구라 밝히기가 누가 될까) 의원님들께서 한참을 경청해주셨고 피해자들의 목소릴 전했다. 시급한 상황이라 손글씨로 쓴 피켓을 보신 페친 분께서 이렇게 연대의 마음을 보내주셨다.
불과 몇 시간 만에 국회로 도착한 피켓들. 오늘 퉁퉁 불은 두 눈을 감추고 피켓을 들려는데 혼자는 멀리 갈 수 없다며 릴레이 시위로 가자며 바로 달려와 주신 두 분이 함께 해주셨고.... 국회를 지키는 ‘경찰분들’까지 연대의 마음을 보태주셨다.”
“앞으로 돈이 필요할거라며 현금을 건네려는 분들의 마음을 고사하며 혹여 이 초심이 흔들리는 것이 보일 때 주저 마시고, 쓴소리의 회초리를 들어주시라 했다. 진정한 ‘연대’, 그 의미를 전한 것인데 고사한 것이 또 다른 상처였을까, 깊이 생각한다. 짧은 글 속에 오늘 일을 다 담기 어렵다... 오늘 모인 마음들을 기억하며 힘을 낼 것. 긴 싸움이 시작 되었다. 진짜, 시작이다.”
▲ '가짜뉴스 피해자 연대'를 발족한 홍가혜 씨가 '홍가혜법' 제정을 위해 국회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 고발뉴스 |
▲'홍가혜법' 제정 촉구 1인 시위에 연대한 시민들. ⓒ고발뉴스 |
언론중재법을 둘러싸고 여야가 대치했던 정치권도 이러한 홍 씨의 싸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달 29일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및 강민정, 김의겸 의원은 공동 성명을 내고 “허위 가짜뉴스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었던 홍가혜 씨가 최근 ‘가짜뉴스 피해자단체’를 설립했습니다”라며 “‘언론중재법 협상 과정을 보니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라며 ‘홍가혜법을 만들어달라’고 절절하게 호소했다”고 언급했다.
“누더기 법안이라는 비판이 나올 게 분명하나 한 발 떼는 게 중요하다”며 언론중재법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며 홍 씨의 호소에 주목한 것이다. 일부 민주당 의원 역시 최근 가피연 발족 기자회견을 전후해 홍 씨와 접촉, 언론 피해자 구제 법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홍 씨는 1일 유튜브 채널 <새가 날아든다>에 출연, 왜 ‘홍가혜법’ 제정이 필요한지에 대해 역설하고 있었다.
▲ 새가 날아든다' 유튜브 영상 캡처 |
홍가혜법 제정 위한 언론과의 싸움
“제가 최근 가짜뉴스 피해자 단체를 만들었습니다. 관련해서 꼭 피해자 구제가 이루어질 수있도록, 홍가혜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이 부분, 제가 혼자서 가능한 게 아니라 여러분들도 함께 연대의 목소리를 내주시고 응원해 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도 생계(홍가네 곳간)을 접고 지금 이렇게 사활을 건 만큼 (법안이) 빨리 상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날 1시간 가량 라이브로 진행된 방송에서 홍 씨는 세월호 참사 당시 MBN 인터뷰 이후 입은 피해 및 검경 수사 과정에서 당한 인권 침해와 가짜뉴스 피해 사례, 조선일보 및 ‘가세연’ 김용호 전 기자 등과의 소송 과정, 언론 피해자 단체를 만들게 된 배경 및 계기 등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특히 홍 씨는 “홍가혜 법은 법적 조언을 받아가며 20가지 조항들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라며 본인의 피해 경험이 녹아든 구체적인 조항들을 열거하기도 했다.
“핵심은 피해배상이나 징벌적 손해배상은 당연하고요. 조선일보 6000만원 판결로 제가 엄청난 이익이 난 것처럼 돼 있지만 일을 못한 시간, 그리고 소송비용이 2억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피해회복이 될까요.
그래서 당연히 금액적인 배상도 따라야 하지만 반론권을 좀 상세히, 세밀히 다뤄졌으면 좋겠다. 피해 받았던 보도 내용이나 횟수, 기재면 만큼 나갈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한다. 예를들어 홍가혜 가짜뉴스가 3,500건이라면 3,500 건 (반론) 기사가 나가야 하는 거죠.”
이어 정치적 입장에 따라 일관성이 흔들리는 언론중재위원회 위원들의 선정과정 확립, (허위보도 언론인 징계에 대한) 강제성 부여 등 언론중재위의 권한 강화, 국가기관의 일반인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 민사화 등등. 이렇게 가짜뉴스 피해자 구제를 위한 법안 발의를 위해 노력 중인 홍 씨는 “홍가혜법이 제정되기 까지 국회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홍가혜 “진중권 씨, 조목조목 반박해 드리겠다”
“어제 기자회견 중에 당시 진보 언론, 진보 지식인의 행태를 지적하면서 그 사례로 진중권 전 교수를 언급했는데 이는 제게도 의미가 있습니다. ‘진 교수가 홍가혜 씨에게 왜 사과를 안 하는가’라는 물음은 함께 재직하는 동안 그를 학교의 상징처럼 앞장 세웠던 제 양심을 내내 짓눌렀던 질문이었기 때문입니다.
2014년 4월 진 교수는 언론 기사만 보고는 홍가혜 씨를 ‘정신이 이상한 분’으로 몰아세웠는데 이후 시간이 흘러 진상을 알게 된 이후에도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당사자가 내몰리고, 구속되고, 재판으로 무죄를 입증하는 긴 시간에도 그는 진보정당 활동과 저술, 강연 등 왕성하게 활동해왔습니다.
누구도 그에게 묻지 않았습니다. 왜 그녀에게 사과하지 않느냐고... 묻지 않은 채 그를 인용했고, 출연시켰고, 셀럽으로 모셨습니다. 저 역시 대놓고 묻지 못한 채 그를 앞장세우는 지역, 교내 강좌를 그만하는 것으로 제 양심을 달래 왔을 뿐입니다. 그 값비싼 대가를 저는 2019년 이후 치르고 있고 이제는 피해자의 한 사람으로서 대응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동양대 장경욱 교수 페이스북글 중)
지난달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장 교수는 “지금이라도 묻지 않으면 역사는 또 반복될 것”이라며 “증언자였으나 피해자가 되었고, 마침내 생존자가 되어 홍가혜법을 추진하는 ‘가피연’을 지지하고 홍보합니다”라며 공개 지지의사를 밝혔다. 해당 게시글은 1,200개가 넘는 ‘좋아요’가 달리며 많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 KBS 화면캡처 |
홍 씨 또한 <새가 날아든다> 방송 말미 “진중권 씨에게 할 말이 많다”며 “함께 방송에 출연해 달라. 조목조목 반박해 드릴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과거 자신을 ‘정신 이상자’로 몰았던 진 전 교수를 겨냥, 공개적으로 토론을 요청한 것이다.
아울러 진영을 가리지 않고 오로지 언론 피해자들의 피해회복 및 구제의 기회를 위해, 그들의 ‘올바르게 기억될 권리’를 위해 ‘언론과의 싸움’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홍가혜 씨. 그의 싸움이 어디까지 이어질 지, 어떤 의미 있는 결실을 맺을지 관심 있게 지켜보도록 하자.
“저는 더 이상 저 같은 사람이 안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제 아이가 더 크기 전에 바꿔 놔야죠. 제 아이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어요.” (홍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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